12월 13일 심야 영화로 개봉한 지 3주 지난 배우 유해진, 류준열 주연의 영화 <올빼미>를 관람하고 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1~2022년 최근에 영화값이 많이 올랐다. 그래서 흥미가 있는 영화나 호평을 받는 영화가 아니면 영화관 관람을 주저하게 되는데, 평소 한국사, 세계사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 <올빼미>의 예고편 영상이 제법 마음에 들어 <올빼미> 관람을 결정하게 되었다.
<올빼미 (The Night Owl, 2022)>
장르 : 스릴러
감독 : 안태진
출연진 : 류준열, 유해진 외
개봉일 : 2022년 11월 23일
러닝타임 : 118분
상영 등급 : 15세 관람가
쿠키 영상 여부 : 없음
<올빼미> 메인 예고편
<올빼미> 리뷰
이 영화는 '삼전도의 굴욕'으로 알려진 왕 '인조'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에 대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인조와 소현세자, 그리고 소현세자의 '독살설'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기반하여, 낮에는 볼 수 없고 밤에는 어렴풋하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가진 '경수(류준열 분)'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픽션을 가미했다. 영화 제목 '올빼미'는 '경수'를 의미하는데, 주맹증이라는 설정이 굉장히 독특해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끌어나가는 주요 설정이기도 하다.
20년 넘는 배우 인생동안 첫 왕의 역할을 맡은 배우 유해진과, 맹인 침술사를 맡은 배우 류준열 배우의 열연이 눈에 띄었다. 특히 명나라를 누르고 큰 힘을 갖게 된 청나라와 자신의 목을 조여 오는 영의정 사이에서 압박을 받는 조선의 왕 '인조' 역할을 맡은 유해진 배우의 광기어린 연기에 중간중간 섬뜻함을 느꼈다.
<올빼미>는 명백히 사극 영화이지만,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영화를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인조 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알지 못하더라도, 역사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영화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대사 형식의 내레이션, 충분한 복선 등이 제공되기에 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역사적 사건을 알고 있다면 영화를 '살짝'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영화의 초반부는 '~는 궁에 들어가고 기와집을 샀다더라' 등의 한국식 코미디, 대사와 함께 밝은 분위기를 띄며, 맹인 침술사 '경수'가 어의 '이형익(최무성 분)'에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인정받아 궁궐 내의원에 입성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침술 능력을 인정받은 경수는 청나라에서 사신으로 갔다가 복귀한 후 건강이 나빠진 '소현세자(김성철 분)'에게 침을 놓게 된다. 이때 어둠 속에서 능숙하게 침구통을 집으려는 경수의 행동을 통해, 소현세자는 경수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현세자는 "왜 못 보는 척을 하는 것이냐"라고 묻고, 경수는 "미천한 자는 '봐도 봇 못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답한다. 어찌 보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좀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소현세자는 경수가 '볼 수 있다'는 비밀을 감추어주고, 병을 가진 경수의 어린 동생까지 보살펴준다. 소현세자가 경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경수 역시 이러한 소현세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소현세자는 갑작스럽게 쓰러지게 되고, 어의 '이형익'과 '경수'는 소현세자에게 침술을 행하기 위해 소현세자의 침소로 향한다. 초가 켜진 밝은 상황에서 '이형익'이 침을 놓는 행위를 도와주는 '경수'.
※ 이후 내용에선 영화의 핵심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지만, 주위가 밝기에 경수는 상황을 알지 못한다. 그 순간 촛불이 꺼지면서 경수는 드디어 앞을 볼 수 있게 되는데, 경수는 '이형익'이 '소현세자'의 얼굴에 독침을 놓아 소현세자의 온몸이 떨리고 있음을, 눈, 코, 입,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영화 중반부의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소현세자와, 무표정하게 독침을 놓고 있는 어의 '이형익'의 대조되는 모습은 가히 이 영화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은 영화 중반부의 소현세자의 죽음을 기점으로 이 영화는 '스릴러', '서스펜스'로 바뀐다.
소현세자 죽음의 진실을 알고 있는 '경수'와, 소현세자의 죽음에 분노하는 '인조'.
어의 이형익이 소현세자를 죽인 것이 어의의 독단적인 행동은 아니었겠지요. 누군가 어의에게 명령한 것일 텐데, 영화를 보시면서 '범인'을 찾는 것도 재미있으실 겁니다. 물론 눈치채기는 어렵지 않지만요.
물론 영화에서 아쉬운 점도 존재하였습니다. 영화 중반부 이후 영화가 절정에 다다르는 것까진 굉장히 급박하고 좋았는데, 이에 비해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어요.
영화 후반부의 이야기, '경수'의 행동은 다소 개연성이 부족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 이후 정말 괜찮은 사극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2022년 <탑건 : 매버릭>, <헤어질 결심>에 이어 제일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강추!
올빼미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는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
movie.naver.com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5)> 후기 (0) | 2022.12.04 |
---|
댓글